기억을 잘하는 구체적인 방법에 대해

시험에서 기억을 잘 하는 방법

 

기억을 잘하기 위한 중요한 상황의 일치도

아이들이 학습한 내용을 얼마나 잘 기억할 수 있는지에는 여러 요인이 영향을 미칩니다. 그 중 중요한 요인 중 하나는 학습 시의 상황과 기억을 떠올릴 때의 상황이 얼마나 일치하는가입니다. 이러한 현상은 '전이 적합성 처리 효과'(transfer appropriate processing effect)로 설명할 수 있습니다. 즉, 정보가 학습된 상황과 인출될 상황이 비슷할수록 기억을 더 잘 떠올릴 수 있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글자의 의미를 담고 있는 그림 카드로 단어를 학습한 후, 같은 방식으로 그림 카드를 이용해 그 단어를 떠올리는 시험을 받으면 더 나은 성적을 거둘 수 있습니다. 이는 부호화 구체성 효과(encoding specificity effect)라는 심리학적 현상으로, 학습할 때의 형태와 기억을 떠올릴 때의 형태가 일치하면 기억을 더 잘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심리학에서는 기억을 강화하는 중요한 방식으로 깊이 사고하는 방법을 제시합니다. 예를 들어, 단어의 의미를 단순히 외우는 것이 아니라 그 의미에 대해 깊이 생각하고 분석한 경우, 그 단어의 의미를 물어보는 시험에서 더 높은 성과를 보입니다. 이와 같은 방식은 물리적 특성이나 소리와 관련된 기억 검사에서는 표상적 처리(surface-level processing)가 더 유리하다는 점도 강조합니다. 예를 들어, 단어의 리듬이나 소리와 관련된 기억 검사를 할 때, 사전에 그 단어의 소리나 리듬을 여러 번 떠올려본다면 훨씬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이 원리는 단어가 제시되는 형태와 같은 물리적 환경뿐만 아니라, 학습하는 맥락과 기억을 떠올리는 맥락 간의 유사성에도 적용됩니다. 실제로, 한 연구에서는 다이빙 클럽 회원의 일부가 물속에서 단어를 암기하고 물속에서 검사를 받을 때, 밖에서 시험을 보았을 때보다 기억을 더 잘하는 결과를 보였습니다. 이는 학습 환경과 인출 환경이 비슷할 때 기억 인출이 더 효과적이라는 점을 보여줍니다. 그러나, 수업을 들었던 교실과 다른 교실에서 시험을 본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는 큰 성취도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이는 환경적 유사성이 기억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복합적임을 시사합니다.

기억을 떠올리는 방식

기억을 떠올리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으며, 이 방식에 따라 기억 인출의 난이도가 달라집니다. 대표적인 기억 인출 방법으로는 자유 회상(free recall), 단서에 의한 회상(cued recall), 재인(recognition) 등이 있습니다. 자유 회상은 가장 어려운 방식으로, 아무런 단서 없이 기억을 떠올리는 방법입니다. 반면, 단서에 의한 회상은 단서나 힌트를 제공하여 좀 더 쉽게 기억을 떠올릴 수 있도록 돕습니다. 재인 방식은 주어진 보기 중에서 정답을 고르는 방식으로, 세 가지 중 가장 기억을 떠올리기 쉬운 방법입니다.

한 연구에서, 졸업한 지 최근 몇 년 된 학생들은 고등학교 친구들의 이름을 자유 회상 방식으로 기억하려 할 때 약 50% 정도 성공한 반면, 수십 년 전에 졸업한 학생들은 20~30%만 기억해냈습니다. 그러나 이름 목록이라는 단서를 제시하고 친구들을 찾아보라고 했을 때, 최근 졸업한 학생들은 90%, 오래전에 졸업한 학생들은 85% 정도의 정확도로 친구들을 떠올릴 수 있었습니다. 이 실험은 단서에 의한 회상 방식이 기억을 더 쉽게 떠올리게 해준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기억을 향상하는 중요한 방법

기억을 향상시키기 위한 가장 중요한 방법 중 하나는 기억을 떠올리려고 지속적으로 노력하는 것입니다. 이를 '기억에 대한 시험 효과(testing effect)'라고 부르며, 정보가 실제 기억으로 잘 저장되기 위해서는 단순히 반복하여 노출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는 것을 시사합니다. 오히려, 기억을 떠올리기 위한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합니다. 예를 들어, 학생들이 두 개의 단원을 학습한 후 하나는 다시 읽고, 다른 하나는 시험을 통해 기억하도록 했을 때, 시험을 본 단원에서 더 많은 기억을 떠올릴 수 있었습니다. 이는 반복해서 읽는 것보다 실제 시험을 통해 기억을 떠올리는 것이 기억을 향상시킬 수 있다는 점을 의미합니다.

또 다른 기억을 향상시키는 방법은 '어려운 난이도 현상(desirable difficulties phenomenon)'입니다. 이 원리는 기억을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낮은 난이도보다는 더 도전적인 난이도로 학습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는 것을 의미합니다. 즉, 기억하기 어렵고 복잡한 문제를 풀어가는 과정이 장기적인 기억 저장에 훨씬 더 효과적이라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퀴즈, 암기 카드, 글쓰기 형식의 문제를 통해 학습하는 것이 단순히 정보를 반복해서 읽는 것보다 훨씬 더 효과적입니다. 여러 연구에서도 학습한 내용을 테스트를 통해 복습한 후 실제 시험을 치렀을 때, 단순히 정보를 읽은 것보다 더 나은 성취를 보였다는 결과가 나타났습니다.

기억을 잘 향상시키기 위한 핵심 원칙은 단순히 정보를 반복해서 읽는 것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기억을 떠올리고, 도전적인 난이도로 학습하며, 학습한 내용을 실제로 복습하는 과정입니다. 이러한 방법들을 통해 우리는 보다 효과적으로 기억을 향상시킬 수 있으며, 더 오랫동안 기억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결론

기억은 여러 환경적 요인과 인출 방법에 따라 영향을 받습니다. 특히, 학습한 상황과 기억을 떠올릴 때의 상황이 유사할수록 기억을 더 잘 떠올릴 수 있으며, 기억을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실제 기억을 떠올리려는 노력과 도전적인 학습이 필요합니다. 이러한 원칙들을 통해 우리는 기억력 향상을 위한 더 나은 방법들을 적용할 수 있습니다.